군표(軍票, Military Scrip)의 탄생과 종류

군표(軍票, Military Scrip)의 역사와 종류

 

전쟁과 점령이 만들어낸 특수 화폐

군표(軍票)는 전쟁 시기 또는 점령지에서 군대가 통화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발행한 특수 화폐입니다.
일반적인 법정 화폐와 달리, 군표는 특정 지역과 기간에 한정하여 사용되었으며 전쟁 또는 점령이 종료되면 효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군표는 단순한 종이 화폐가 아니라, 전쟁사·점령사·경제사를 함께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 자료로 평가됩니다.

 

1. 군표의 국제법적 근거 – 1907년 헤이그 육전협약

군표의 발행은 국제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1907년 제2차 네덜란드 헤이그 육전협약 부속 규정 제52조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점령군은 점령지에서 필요한 물자나 용역을 징발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대가로 영수증 또는 화폐에 준하는 지급 수단을 제공할 수 있음. 

이 조항에 따라, 각국은 점령지의 경제를 통제하고 군수 물자를 조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군표를 발행하였습니다.
즉, 군표는 무단으로 발행된 가짜 화폐가 아니라 당시 국제법 체계 내에서 인정된 전시 통화였습니다.

 

2. 군표의 개념과 일반적 특징

군표는 보통 Military Scrip 또는 Military Currency라는 명칭으로 불립니다.
공통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 화폐와의 교환이 제한됨
특정 점령지 또는 주둔지에서만 사용 가능
군대 또는 점령 행정 목적에 한정
전쟁 종료 후 대부분 효력 상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군표는 인플레이션 방지, 점령지 경제 통제, 군수 조달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3. 미군 군표 – MPC (Military Payment Certificate)

MPC(Military Payment Certificate)는 미군이 해외 점령지 및 주둔지에서 사용하기 위해 발행한 군표입니다.

미군 병사 전용 지급 수단
민간인의 소지는 원칙적으로 금지
불법 유출 방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도안 변경
색채와 디자인이 비교적 화려함

현재 수집 시장에서는 발행 시기, 시리즈 번호, 회수 여부, 보존 상태에 따라 가치 차이가 크게 나타납니다.

 

4. 연합군 군표 – AMC (Allied Military Currency)

AMC(Allied Military Currency)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군이 점령한 지역에서 사용된 군표입니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점령지에서 사용
특정 국가명이 아닌 “Allied Military” 명칭 사용
기존 화폐를 대체하거나 병행 유통

AMC는 전후 혼란기 유럽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됩니다.

 

5. 일본군 군표 – JMS (Japanese Military Scrip / Note)

일본군 군표는 Japanese Military Scrip 또는 Japanese Military Note로 불립니다.

조선, 중국, 동남아시아 등 일본 점령지에서 사용
점령지 주민에게 강제 사용된 사례 다수
일본의 패전과 동시에 대부분 무효화

특히 조선과 동남아 지역에서는 일본군 군표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오늘날에는 식민지 수탈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화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6. 독일 점령지 화폐 – GOC (German Occupation Currency)

GOC(German Occupation Currency)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점령한 지역에서 사용된 화폐입니다.

점령 지역별로 상이한 디자인
독일 마르크와 병행 사용
전쟁 종료 후 대부분 효력 상실

독일 점령지 화폐는 나치 독일의 점령 경제 정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됩니다.

7. 군표의 수집 가치와 평가 기준

표는 역사적 자료이자 수집품으로서 다음과 같은 요소를 기준으로 평가됩니다.

발행 국가 및 점령 지역
발행 연도와 시리즈
회수 여부
보존 상태(UNC, VF 등)
역사적 배경과 희소성

특히 일본군 군표와 초기 미군 MPC, 희귀 지역의 AMC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