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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한문 필사본 시문집

 

고서를 수집하다 보면 화려한 목판본보다 더 강한 매력을 가진 자료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조선시대 선비나 학동이 직접 붓으로 써 내려간 필사본(筆寫本)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자료는 조선 후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문 필사본으로, 여러 시문과 명구(名句), 고사(故事)를 발췌하여 수록한 학습용 시문집입니다.

책 곳곳에 남아 있는 붓글씨와 손때는 당시 사람들의 공부 흔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본 정보

명칭: 한문 필사 시문집(詩文集)
시기: 조선 후기~대한제국기 추정
형태: 선장본(線裝本)
재질: 전통 한지
제작 방식: 붓글씨 필사본
발행 부수: 해당 없음 (수작업 필사)
보존 상태: 보통 이하

 

이 책은 어떤 책일까?

사진 속 제목들을 보면

  • 伯夷聖之淸
  • 野花啼鳥一般春
  • 鴻鵠九皐聲聞于天
  • 安門看火作
  • 江漢以濯之秋陽以暴之
  • 藏書白石庵

등이 확인됩니다.

이는 특정 문집 한 권이라기보다 중국 고전과 한시, 명문장을 발췌하여 엮은 초록집(抄錄集)에 가깝습니다.

조선시대 서당에서 한문 학습, 과거시험 준비, 습자 연습 등의 목적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수록 문장의 번역과 해설

伯夷聖之淸 (백이성지청)

번역 : "백이는 성인 가운데 가장 맑고 깨끗한 사람이다."

해설 : 맹자(孟子)에 등장하는 문장입니다. 백이(伯夷)는 은나라가 망한 후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고 굶어 죽은 절개 높은 인물입니다. 조선 선비들이 가장 존경하던 인물 가운데 한 명입니다.

 

鴻鵠九皐聲聞于天

번역 : "큰 기러기와 고니가 깊은 못에서 울어도 그 소리는 하늘까지 들린다."

해설 : 재능과 덕망을 가진 사람은 숨어 있어도 세상에 알려진다는 뜻입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 공부에 자주 인용되던 문장입니다.

 

野花啼鳥一般春

번역 : "들꽃이 피고 새가 우니 어디나 같은 봄이로다."

해설 :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구입니다. 계급과 지역을 떠나 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江漢以濯之 秋陽以暴之

번역 : "강물로 씻고 가을 햇살로 말린다."

해설 : 맹자의 유명한 문장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수양하는 과정을 비유한 표현입니다. 조선 성리학 교육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藏書白石庵

번역 : "백석암에 책을 보관하다."

해설 : 白石庵(백석암)은 암자 이름으로 보이며, 승려 또는 유학자의 독서와 은거 생활을 주제로 한 글로 추정됩니다.

 

安門看火作

번역 : "안문(安門)에서 불구경하며 지은 시"

해설 : 화재나 야간 풍경을 보고 즉흥적으로 지은 시의 제목으로 보입니다. 당시 문인들의 일상 풍경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료입니다.

 

필사본의 특징

사진을 자세히 보면

  • 획 굵기가 일정하지 않음
  • 먹색 농담 차이 존재
  • 글씨 크기 차이 존재
  • 수정 흔적 존재

등의 특징이 확인됩니다.

이는 목판본이 아닌 필사본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필사했거나 오랜 기간에 걸쳐 추가 기록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수집 가치

필사본은 인쇄본과 달리 동일한 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단 한 권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재 상태 기준 시세는

연구용 10만~20만원
일반 수집가 거래 20만~40만원
상태 양호 40만~80만원
작성자·연대 확인 100만원 이상

현재 사진만으로는 약 20만~50만원 정도가 가장 현실적인 평가로 보입니다.

 

재미있는 사실

조선시대에는 책 한 권 값이 농민 몇 달 생활비에 해당할 정도로 비쌌습니다.

그래서 많은 학동들은 책을 빌려 직접 베껴 쓰며 공부했습니다.

이 때문에 필사본에는 필사자의 성격, 공부 수준, 글씨체, 당시 교육 방식, 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날의 공책이나 노트보다 훨씬 귀중한 역사 자료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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